계약 만료까지 반년 남았는데 집주인이 파산선고를 받았다고 하자. 세입자는 몇 달 전 집을 넘겨받아 전입신고를 마쳤고 계속 살고 있다. 이때 파산관재인은 파산 당시 양쪽에 이행할 의무가 남아 있다는 이유로 임대차를 해지할 수 없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40조 제4항 제1호).
이 보호를 받으려면 임차인이 주택을 실제로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쳤어야 한다. 전입신고를 하면 주민등록을 마친 것으로 보고, 인도와 주민등록을 모두 마친 다음 날부터 임대차의 효력을 제삼자에게 주장할 수 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이 사례에서 전입신고를 마친 뒤에도 실제로 그 집을 계속 점유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계약서에 입주 날짜를 적어 둔 것만으로는 실제로 집을 넘겨받았는지 알 수 없다.
쌍무계약에서 양쪽 모두 파산선고 당시 이행을 끝내지 않은 경우, 파산관재인이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할지, 이행을 선택할지 정할 수 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35조 제1항).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 요건을 갖춘 임차인에게는 이 선택권을 정한 조문을 적용하지 않는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40조 제4항 제1호). 아직 입주하지 않고 전입신고도 하지 않았다면 이 조항의 보호를 받을 수 없으므로, 파산선고 당시 양쪽에 어떤 의무가 남았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퇴거 요구를 받았다면 파산선고 결정문에서 선고 날짜와 파산관재인을 확인하고, 관재인이 어떤 근거로 계약을 끝내겠다고 통지했는지 살핀다. 전입일은 주민등록초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입주 시점은 이삿짐 운송 내역이나 열쇠 인수 기록과 대조해 보자. 임대차계약서에는 계약 만료일이 적혀 있다. 관재인이 양쪽에 의무가 남았다는 점을 들어 해지한다면, 주택을 인도받은 날과 전입신고를 한 날을 자료와 함께 제시할 수 있다. 계약 만료 등 별도의 종료 사유가 통지에 적혀 있다면 그 사유는 따로 살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