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땅 경계를 넘어 증축한 건물, 사 달라고 할까

땅을 빌려 식당을 지은 뒤 임대차계약서에 없는 옆 필지까지 건물을 넓혔다. 계약이 끝나 땅 주인이 철거를 요구할 때, 옆 필지도 같은 사람 소유라는 이유로 건물 전체를 사 달라고 할 수 있을까. 대법원은 불법 증축으로 임대하지 않은 땅까지 크게 침범하고 건물을 산 뒤에도 그 땅을 자유롭게 쓸 수 없다면, 건물 매수청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2021. 12. 10. 선고 2021다260671 판결의 사례다. 세입자는 빌린 땅에서 식당을 운영하다 건물을 불법 증축했다. 다툼이 된 건물은 면적의 절반 이상이 계약에 없는 세 필지에 걸쳐 있었다. 원심은 그 세 필지도 모두 같은 땅 주인 소유라는 점 등을 들어 매수청구를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건물 등기를 이전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고, 불법 증축 부분의 철거 부담과 이행강제금 위험도 땅 주인에게 옮겨간다고 봤다. 건물 매수를 허용한 원심의 관련 부분은 파기환송했다.

건물을 소유하려고 빌린 땅의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고 건물이 남아 있으면, 세입자는 갱신을 요구하고 임대인이 원하지 않을 때 건물을 상당한 값에 사 달라고 할 수 있다. 민법 제643조와 제283조가 정한 지상물매수청구권이다. 토지 임차인이 불법으로 증축해 빌리지 않은 땅을 침범했고 그 건물의 매수를 강제하면 토지 소유자의 재산권 행사가 지나치게 제한되는 경우에는, 지상 건물에 대한 매수청구가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이 사건의 임대차는 합의로 끝났고, 대법원이 살핀 쟁점은 합의해지 일반의 효과보다 이 건물의 증축 상태와 그에 따른 재산권 제한이었다. 철거 요구를 받으면 계약서에 표시된 필지와 현황측량 자료를 맞춰 증축 부분이 어디까지 걸쳐 있는지 확인한다. 등기사항증명서와 건축물대장, 위반건축물 관련 통지서를 보면 매수를 요구할 대상과 철거 부담을 구체적으로 살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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