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상가를 신탁하면서 두 자녀 E와 F를 함께 수탁자로 정했고, 등기부 소유자란에는 두 사람이 수탁자(합유)로 올라 있다. F가 해외에 머무는 사이 E가 매수인 G와 매매계약을 맺고 혼자 이전등기를 신청하려 한다. 설명용으로 만든 예다.
신탁법 제50조 제1항은 수탁자가 여럿이면 신탁재산을 수탁자들의 합유로 하고, 부동산등기법 제84조 제1항은 등기관이 그 뜻을 기록하게 한다. 신탁법 제50조 제3항은 신탁행위로 달리 정한 바가 없으면 신탁사무를 수탁자가 공동으로 처리하게 하고, 각자 할 수 있는 것은 보존행위뿐이다. 매도는 보존행위가 아니어서 E 혼자 처분할 수 없고, 합유로 기록된 두 수탁자가 함께 등기의무자가 된다.
예외는 신탁행위에서 나온다. 신탁법 제50조 제5항은 신탁행위로 다른 수탁자의 업무집행을 대리할 업무집행수탁자를 정할 수 있게 한다. 신탁계약이 E를 업무집행수탁자로 정했다면 E가 F를 대리해 계약하고 신청할 길이 열린다.
F의 수탁자 임무가 끝났다면 순서가 달라진다. 신탁법 제50조 제2항에 따라 신탁재산은 당연히 E에게 귀속되지만 등기부에는 F가 남아 있다. 신탁등기사무처리에 관한 예규(등기예규 제1799호) 3.나는 사임이나 신탁행위로 정한 사유로 임무가 끝났으면 E와 F가 공동으로, 사망·파산 등이면 E가 단독으로 합유명의인 변경등기를 신청하게 하고, 법원이 해임했으면 촉탁으로 처리한다. 처분에 앞서 이 등기로 명의를 E만 남게 정리한다.
처분 등기의 형식도 정해져 있다. 같은 예규 5.가.(1)은 수탁자가 신탁재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면 권리이전등기와 신탁등기의 말소등기를 1건으로 일괄 신청하게 하고, 6.가는 신탁목적에 반하는 신청을 수리하지 않는다.
G가 잔금 전에 신탁원부에서 볼 것은 수탁자 명단, 업무집행수탁자 조항, 처분 조건 세 가지다. 그 결과에 따라 두 수탁자 모두 또는 대리권이 확인된 E와 계약서를 쓰고, 이전등기와 신탁등기 말소를 한 건으로 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