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만들기 전에 장비를 계약하고, 설립등기를 마치면 회사가 그 장비를 넘겨받기로 했다면 계약서만 준비해서는 부족하다. 상법 제290조 제3호는 회사 성립 후 양수하기로 약정한 재산의 종류 · 수량 · 가격과 양도인 성명을 정관에 적어야 효력이 있다고 정한다. 설립 전의 모든 계약을 같은 방식으로 처리한다는 뜻은 아니며, 회사가 성립한 뒤 재산을 양수하기로 미리 약정한 거래가 대상이다.
가상의 예로, 발기인이 제조 장비를 선정하고 새 회사가 설립된 뒤 매매대금을 지급해 소유권을 넘겨받기로 약정했다고 하자. 장비를 출자하고 그 대가로 주식을 받는 현물출자와는 구조가 다르다. 현금으로 주금을 납입했다는 사실만 확인하면, 별도로 예정한 장비 매매를 정관에서 빠뜨릴 수 있다.
먼저 매매계약서의 당사자와 체결일, 장비를 넘기는 시기, 대금을 부담하기로 한 주체를 읽는다. 회사가 생긴 다음 체결할 거래를 단순히 알아본 것인지, 설립 전에 이미 회사 성립 후의 양수를 약정한 것인지가 중요하다. 계약의 제목이 예약서인지 견적서인지보다 실제로 어떤 의무를 약속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다음 정관의 해당 조항을 계약서와 나란히 놓고, 재산의 종류와 수량이 특정되는지, 가격이 일치하는지, 양도인 성명이 적혀 있는지 대조한다. 계약서에만 있는 정보를 정관에도 적힌 것으로 취급할 수는 없다. 장비 여러 대를 묶어 사는 경우라면 첨부 목록과 정관이 가리키는 재산이 같은지도 살핀다.
이 확인은 설립 뒤 발생한 모든 매매계약에 정관 기재를 요구하는 절차가 아니다. 이미 체결한 설립 전 계약이라면 체결 경위와 약정 내용을 먼저 제시하고, 정관에 어떤 내용이 들어갔는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 뒤에 대표이사로 취임했다는 사정만으로 회사가 계약을 당연히 떠안는다고 정리하면, 정관 기재를 효력요건으로 둔 규정을 놓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