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체동산 호가경매에서 가장 높은 금액을 불렀다고 반드시 물건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민사집행규칙 제147조 제2항은 최고 매수신청액이 상당하지 않다고 인정하는 경우 집행관이 매수를 허가하지 않을 수 있도록 정한다. 다른 사람보다 높게 불렀다는 사실과 그 금액으로 매수가 허가됐다는 사실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중고 인쇄기계를 파는 호가경매에 참여했는데 다른 사람이 더 높은 금액을 부르지 않은 상황을 가정해 보자. 참가자가 적거나 경쟁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처음 제시한 금액에 반드시 팔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집행관이 경매기일을 열면서 고지한 매각조건과 자신의 매수신청액, 실제로 매수를 허가한다는 고지가 있었는지를 함께 확인할 일이다.
유체동산 호가경매에서는 집행관이 최고 매수신청액을 세 번 부른 뒤 매수를 허가하지만, 그 액수가 상당하지 않다고 인정하면 최고가 신청자에게도 매수를 허가하지 않을 수 있다. 최고가를 세 번 부르는 절차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가격의 상당성을 이유로 매수를 허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외도 같은 항에 들어 있다. 따라서 더 높은 신청이 없었으니 매수는 이미 끝났다고 생각하고 물건을 가져가거나 다른 사람에게 되팔기로 약속해서는 안 된다.
집행관은 기일을 개시할 때 매각조건을 고지해야 하고, 최고액을 세 번 부른 뒤에는 신청자의 이름과 신청액, 매수를 허가한다는 취지를 알리도록 돼 있다(민사집행규칙 제147조 제1항 · 제2항). 이때 자신의 이름과 금액이 어떤 내용으로 고지됐는지 확인하자. 이 규정은 가격이 상당하지 않은 경우의 판단 권한을 정한 것이므로, 평가액의 일정 비율을 넘기면 반드시 허가된다는 계산식을 만들 수는 없다. 매수를 허가받았는지와 이후 내야 할 대금의 기한도 별도로 확인할 사항이다. 경매가 끝난 뒤에는 “내가 제일 높았다”는 기억만으로 권리를 판단하기보다 집행관이 고지한 매수허가 내용과 실제 기록을 대조하는 편이 정확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