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법률 브리핑 014호 | 여섯 살의 빚, 서른 넘어 온 압류통지

014호2026.08.022026년 8월 1주차

여섯 살의 빚, 서른 넘어 온 압류통지

안녕하세요, 법무사 김재성입니다.

여섯 살에 아버지를 잃은 아이가 있었습니다. 아이는 그 상속에서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서른이 넘은 어느 날, 통장에 압류 통지가 날아왔습니다. 대법원까지 올라간 실제 사건입니다. 오늘은 이 사건이 만든 민법 조문 하나 — 뒤늦게 놓인 다리의 이야기입니다.

아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부모가 빚을 남기고 떠나면 상속인은 3개월 안에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로 대물림을 끊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상속인이 미성년자라면 이 신고는 친권자 등 법정대리인만 할 수 있습니다. 법정대리인이 법을 몰라 그 3개월을 흘려보내면, 아이는 빚 전부를 떠안은 것으로 간주됩니다.

법 개정 과정에서 보고된 사례들이 그랬습니다. 몸이 불편한 조부모가 여덟 살 아이의 법정대리인이 되어 기한을 놓쳤고, 연락이 끊겼던 친척이 친권자가 되어 서류 한 장 내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아무 잘못 없이, 성년이 되기도 전에 채무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대법원의 고백 · 「법원이 풀 수 없는 문제」

2020년 11월, 이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올라왔습니다. 채권자는 세 차례 판결로 소멸시효를 늘려 왔고, 상속인은 압류를 당하고서야 뒤늦게 특별한정승인을 신고한 터였습니다. 쟁점은 그 신고가 유효한가였습니다.

대법원의 결론은 「구제할 수 없다」였습니다. 미성년자의 한정승인 기간은 법정대리인을 기준으로 이미 끝났고, 성년이 된 뒤 본인이 알았다는 사정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판결문에 한 문장을 남겼습니다. 미성년 상속인을 보호할 별도의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 그리고 대법관 네 명은 지금의 법으로도 구제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습니다(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19다232918 전원합의체 판결).

국회의 대답 · 민법 제1019조 제4항

2년 뒤 국회가 조문으로 답했습니다. 2022년 12월 신설된 민법 제1019조 제4항 — 미성년일 때 빚 상속을 떠안았던 사람은 성년이 된 후 빚이 재산보다 많다는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습니다. 2022년 전에 개시된 상속에도 부칙 특례로 길이 열려 있습니다.

성년이 된 뒤 압류나 독촉으로 부모의 빚을 처음 알게 되셨다면, 그 통지서를 받은 날이 시계의 출발점입니다. 요건과 준비할 서류는 블로그 글 「미성년 상속인의 특별한정승인」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법무사의 한마디

이 일을 하다 보면 법이 한 걸음 늦게 도착하는 장면을 자주 봅니다. 2020년의 그 상속인에게 대법원은 문을 열어 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 판결문의 한 문장이 2년 뒤의 조문이 되었고, 같은 처지의 다른 청년들은 이제 그 문으로 걸어 나올 수 있게 됐습니다.

법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다만 고쳐 쓸 수 있고, 실제로 고쳐집니다. 그 사이에서 제가 할 일은 새로 열린 문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법은 한 걸음 늦게 오지만, 끝내 옵니다.

법률 상식 ·#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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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호 예고

블로그에서는 상속 연재가 매일 아침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음 호 주제는 추후 알려드리겠습니다.

성년이 된 자녀의 이름으로 온 압류 통지 한 장에도, 열 수 있는 문이 있습니다. 막막하실 땐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법무사 김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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