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법률 브리핑 011호 | 한 사람의 이름이, 법이 되기까지

011호2026.07.062026년 7월 2주차

한 사람의 이름이, 법이 되기까지

안녕하세요, 법무사 김재성입니다.

‘민식이법’, ‘김영란법’ 같은 이름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누군가의 이름이 붙은 법에는, 대개 그 이름을 남기고 떠난 사람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오늘부터 세 번에 걸쳐, 한 사람의 이름이 어떻게 법이 되었는지 그 사연과 취지를 짧게 전해드립니다. 첫 번째는 ‘가족’을 지키는 세 개의 법입니다.

구하라법 · 부모라고 다 상속받는 건 아닙니다

2019년 세상을 떠난 가수 구하라 씨. 아홉 살 때 집을 나가 20년 넘게 연락 한 번 없던 친어머니가,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상속재산을 요구하며 나타났습니다. 오빠 구호인 씨가 입법을 청원했고, 10만 명의 동의를 거쳐 4년여 만인 2024년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저버린 부모는 자녀가 남긴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도록 법원이 상속권을 박탈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1004조의2 상속권 상실 선고). 2026년 1월 1일 시행 · 2024년 4월 25일 이후 상속에도 적용.

정인이법 · 학대 신고, 이제는 ‘즉시’ 확인합니다

생후 일곱 달에 입양돼 271일 만에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 양. 세 차례 학대 신고에도 아이는 부모 품으로 돌려보내졌습니다. 2021년 아동학대처벌법 개정 — 신고 접수 시 수사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즉시 조사 · 수사에 착수, 아이를 학대 의심자와 분리해 진술.

신해철법 · 병원이 거부해도, 조정은 시작됩니다

2014년 가수 신해철 씨가 수술 후유증으로 사망. 예전에는 병원이 응하지 않으면 의료분쟁 조정 절차가 시작조차 못 됐습니다. 사망 · 1개월 이상 의식불명 · 중증 장애의 큰 의료사고는 병원 동의 없이도 조정 자동 개시(2016년 시행).

법무사의 한마디

세 법의 공통점 — 한 가정의 가장 아픈 순간에서 태어났고, 남겨진 사람들을 지키는 방향으로 만들어졌다는 점.

그중 구하라법은 저희 일과 가장 가깝습니다. 상속은 이제 ‘누가 가족이었나’만이 아니라 ‘누가 가족의 도리를 다했나’를 함께 묻습니다.

법은 늘 한 발 늦지만, 한 사람의 이름으로 그 빈자리를 메워 왔습니다.

법률 상식 ·#011

상속권 상실은 저절로 되지 않습니다

부양의무를 저버린 부모가 자동으로 상속에서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반드시 가정법원에 청구해 ‘상속권 상실 선고’를 받아야 합니다.

방법 — 공동상속인이 가정법원에 청구. 기한은 그 사유 있는 사람이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부터 6개월 이내(민법 제1004조의2). 피상속인이 생전에 공정증서 유언으로 미리 남겨 둘 수도 있음.

다음 호 예고

다음 호는 ‘길 위에서 배운 법’입니다. 스쿨존의 민식이법, 음주운전의 윤창호법, 주차장 안전의 하준이법.

상속에서 ‘누가 얼마나 받느냐’만큼 ‘누가 받을 자격이 있느냐’도 중요해졌습니다. 상속 문제로 막막하실 땐,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법무사 김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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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법무사협회 등록(제65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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