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문장에 두 글자가 추가됐다
안녕하세요, 법무사 김재성입니다.
지난 3주 동안 「상속 시리즈」를 함께 다뤘습니다. 이번 주는 한 박자 호흡을 바꿔, 한국 회사법이 27년 만에 손질된 이야기를 짧게 전해드립니다.
1998년 IMF 외환위기 직후, 한국 상법에 한 문장이 들어왔습니다.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 회사가 잘되도록 이사가 일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27년이 지나는 동안 이 한 문장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이사 충실의무, ‘및 주주’ 두 글자의 무게
상법 제382조의3, 2025년 7월 22일 즉시 시행
2025년 7월 22일 공포된 개정 상법 제382조의3은 27년간 단 한 문장이었던 이사 충실의무 조항을 두 가지 면에서 바꿨습니다. ① 제1항 — ‘회사 및 주주를 위하여’로 ‘주주’가 추가됐습니다. ② 제2항 신설 — 이사는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 같은 날 즉시 시행됐습니다.
이 변화는 외형상 두 글자와 한 항의 추가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27년 동안 「회사」만 적혀 있던 자리에 「주주」가 추가됐다는 것은, 한국 회사법이 영국 모델(Companies Act 제172조 「members as a whole」)을 차용해 영미법 쪽으로 한 걸음 옮겨갔다는 의미입니다. 일본은 가이드라인으로 풀었지만, 한국은 강제 법으로 갔습니다.
입법 동기는 누적된 일반주주 희생 사건에 있습니다.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떼어내 LG에너지솔루션을 만들 때(2020년), 기존 LG화학 주주는 자회사 지분을 한 주도 받지 못했습니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안이 공시됐을 때(2024년), 흑자 자회사 주주가 적자 자회사 주식과 바꾸도록 압박받았습니다. 모두 합법이었지만, 일반주주를 보호할 법적 기제가 작동하지 않았던 풍경이었습니다.
자세히 읽기1인 법인은 영향 없다, 그러나 주주 2명이 되는 순간
상장·비상장 모두 적용, 실무 작동은 회사 구조에 따라 비대칭
개정 조항은 상장·비상장을 가리지 않고 모든 주식회사에 적용됩니다. 다만 실무 작동은 회사 구조에 따라 크게 다릅니다.
상장사는 합병 · 분할 · 물적분할 · 자기주식 처분 · 신주발행 등 일반주주와 지배주주의 이해가 충돌하는 모든 결의에 적용됩니다. 가장 무겁게 작동합니다. 비상장 가족법인은 주주 사이에 잠재 분쟁이 있는 경우, 배당의 차등 지급 · 신주 저가 발행 · 자기주식의 특정인 처분 결의가 모두 잠재 분쟁 사안이 됩니다.
1인 법인 (주주 1명 = 이사 1명)은 사실상 영향이 없습니다. 「총주주」가 곧 자기 자신이고, 「전체 주주의 공평 대우」라는 비교 대상이 부재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하거나 배우자 명의로 일부를 이전하거나 동업자를 영입하여 주주가 2명 이상이 되는 순간, 의무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그때부터는 이사회 결의 단계에서 합리적 절차와 충분한 정보 기록이 남아 있어야 합니다.
시장은 이미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사배상책임보험(D&O Insurance) 가입률이 1년 만에 71.5%에서 77.5%로 6%p 상승했고, 비상장 중소법인의 D&O 보험 가입을 자문 패키지에 포함시키는 사례가 새 표준이 되고 있습니다.
자세히 읽기대한민국 개인 투자자는 2024년 말 기준 1,410만 명입니다. 유권자 3~4명 중 한 명이 주주가 된 시대입니다. 1998년에 만든 조항은 시장에 100만 명이 있던 때의 조항이었습니다.
법조문이 바뀐다고 현실이 자동으로 따라가지는 않습니다. 학계는 「확인적 개정설」과 「변경적 개정설」 두 갈래로 갈라져 있고, 법원의 첫 결정(트러스톤 v 태광 가처분)은 보수적 자리에서 출발했으며, 본안 판결은 빨라야 내년 하반기에야 나옵니다.
그러나 자기주식 소각 결정 건수가 처분 결정을 처음으로 추월했고, D&O 보험료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학계가 해석을 정리하기 전에, 실무가 먼저 위험 가격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법은 27년 만에 한 줄 바뀌었을 뿐인데, 시장은 이미 움직이고 있습니다.
임원 임기 만료 후 등기는 2주 안에
법인의 대표이사 · 이사 · 감사가 임기 만료로 퇴임하거나 새로 선임되면, 변경된 날로부터 본점 소재지 등기소에는 2주, 지점 소재지에는 3주 안에 변경 등기를 해야 합니다(상법 제183조).
기한 초과 시 — 등기 해태에 해당하여 최대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상법 제635조). 임원이 여러 명이거나 여러 사안이 누적되면 과태료도 합산되어 늘어납니다.
특히 임기가 만료된 임원이 동일 직위에 다시 선임되는 경우 — 이른바 중임(重任) — 도 별도의 변경 등기 사안입니다. “그대로 계속한다”고 등기를 미루면 사후 과태료가 누적됩니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3년 주기의 임원 임기를 캘린더에 박아두는 것입니다. 이사 임기는 취임일로부터 3년을 초과할 수 없고(상법 제383조), 감사 임기는 취임 후 3년 내 최종 결산기 정기총회 종결 시까지로 정해져 있습니다.
다음 호에서는 이번 개정이 포함된 「2025년 상법 개정 패키지」가 한국 주식시장에 만든 풍경을 살펴봅니다 — 코스피 8,000 돌파, 자사주 46조 원 소각, 삼성전자의 자기주식 임금 지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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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법무사협회 등록(제6509호)